[쿠키 경제]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수요 감소로 2월 주력품목 수출 실적이 대부분 줄었다. 업계는 수출선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연내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수출보험 확대, 해외 마케팅 지원 등 수출 총력지원 체제를 강화키로 했다.
맥 못추는 주력 수출품
지식경제부는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선박류(47.4%)와 무선통신기기(3.1%)를 제외한 모든 품목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컴퓨터(-43%) 반도체(-40.3%) 석유제품(-36%) 자동차부품(-34.9%) 가전제품(-33.4%) 자동차(-32.9%) 등의 감소폭이 컸다.
지경부 관계자는 "컴퓨터의 경우 선진국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현지 생산법인 판매 부진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반도체도 휴대전화, PMP 등의 생산 부진으로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제품 역시 국제 제품가격이 수요 감소로 하락하고 있는 데다 아세안, 미국, 중국으로 수출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자동차는 선진국 시장 침체가 신흥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지난달 유럽 수출은 59%, 중남미 수출은 3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부품도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감산 및 구조조정 등으로 수출이 크게 줄었다.
2∼3년 전 수주한 선박 인도 기일이 도래하면서 지난달 수출이 급증한 선박도 향후 전망은 어둡다. 세계 교역량이 줄고 해운 운임도 급락해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인 상선 발주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소위 '빅 3' 업체는 선박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수출만이 살길-업계 부심
업계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대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세계 경기 침체가 조기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뾰족한 수는 없는 실정이다. 2월 수출이 크게 감소한 전자업계는 일단 시장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문제가 있을 때는 향후 어디가 활력을 찾게 될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는 생산 및 원가 효율성 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2위 수출 품목인 석유제품 수출 감소로 정유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올해 석유제품 수출이 18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367억8000만달러)에 비해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중국 등 각국 정유사들의 설비증설과 재고물량 증가도 정유업계에는 부담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수출 회복을 위해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전력하고 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최근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미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에 대대적인 TV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판매 역량 집중을 위해 사내 조직도 개편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해외 시장이 동반 침체되는 상황에서 판매 극대화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기업들의 수출 리스크를 덜어주고 무역금융 애로사항도 적극 해결해주기로 했다. 특히 최근 동유럽 경제위기로 인한 수출 감소세가 유럽 등 인근 지역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수출보험공사와 함께 보험 지원을 늘리고 코트라를 통한 마케팅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지호일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