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국 금융,몰아치는 위기 공포

흔들리는 한국 금융,몰아치는 위기 공포

기사승인 2009-03-02 17:34:04

[쿠키 경제] 국내외 각종 악재가 2일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3월 위기설’의 공포에 휩싸였다. 이날 금융시장을 뒤흔든 충격파의 단초는 미국 뉴욕증시 폭락이 제공했다. 여기에 동유럽 국가들의 부도 위기,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공세, 1월 광공업 생산 급감, 북한 미사일 위기 등 국내외 악재들이 맞물리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 현실성이 부족한 외환시장 안정화대책과 환율에 대한 정부의 어정쩡한 스탠스도 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외화 차입 만기가 이달에 몰려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자금경색으로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상반기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악재 겹친 금융시장=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4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600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또 외환시장의 불안이 주식시장으로 전이돼 코스피 지수도 한때 10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씨티그룹의 국유화 소식과 미국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6.2% 감소, 26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는 발표로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7000선으로 주저앉은 것이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동유럽 일부 국가의 디폴트(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유럽계 은행들이 국내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1월 국내 광공업생산 증가율이 3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것도 심화되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감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이 현실성이 떨어지고, 적정환율에 대한 외환당국의 모호한 스탠스가 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후반으로 가면 정부 개입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정부가 사실상 용인하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급등했다”며 “정부가 불안심리를 달래기 위해 확실한 스탠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외환시장의 상황이 악화돼 상반기 내내 불안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내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계속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화나선 정부=외환 당국은 내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특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의 단기외채 문제점을 지적한 데 대해 재정부는 지난 1월말 현재 외화 보유액은 2017억달러, 세계 6위로 외채 상환능력은 충분한 수준이라며 반박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화보유액에서 회사채를 제외하면 외화보유액이 1700억달러에 그친다는 주장도 있으나 보유액 중 83.3%를 차지하는 예치금, 국채, 기관채, 자산담보부증권의 가치가 상승해 외화보유액의 전체 시가는 장부가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유럽발 위기설과 관련, “국내 금융회사의 동유럽권 익스포져는 19억 달러로 총 자산의 0.11% 수준이며 만약 동유럽에 익스포져(위험자산 비중)가 큰 서유럽이 국내에서 자금 회수를 할 경우에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정동권 김정현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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