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에 물가마저 ‘들썩’… 시험대 오른 한국은행

금융불안에 물가마저 ‘들썩’… 시험대 오른 한국은행

기사승인 2009-03-04 18:19:01
[쿠키 경제] 한국은행이 시험대에 올랐다.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면서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올인’하고 있는 터에 잠잠하던 물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한은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의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의 설립목적으로 ‘물가안정’외에 ‘금융안정’을 추가하겠다는 것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한국은행법 개정안의 핵심이기도 하다.

한은은 지난달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및 임금의 하향 안정에 따른 비용부담 완화, 저성장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1%나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5.9%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6%, 9월 5.1%, 10월 4.8%, 11월 4.5%, 12월 4.1%, 올 1월 3.7%를 기록하며 하향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2개월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선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된 것은 농산물 가격인상 등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환율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원자재가격이 올랐고 그것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전이된 것이다. 물론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소비자물가가 큰 폭의 상승을 보이지는 않더라도 당분간 환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

한은이 지난해말에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연 3.0%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지 주목된다. 물가가 불안하면 기준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고 유동성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은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 기획재정위 국경복 수석전문위원도 최근 한은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은 단기적·예외적 상황에서는 상충될 소지가 있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2월 소비자물가 상승이 추세적인 반전으로 보기 어렵다며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일 “환율 상승 등으로 물가가 다소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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