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경북 안동의 사대부 집안 한 무덤에서 410년 만에 발굴된 조선시대 한 여인의사부곡 ‘원이 엄마의 편지’가 세계적인 고고학 잡지 표지에 실렸다. 안동대는 대학박물관에 소장된 ‘원이 엄마의 편지’가 영국에서 발간되는 고고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 ‘앤티쿼티’ 3월호 표지를 장식했다고 6일 밝혔다. 표지와 함께 의류학과 이은주 교수와 사학과 임세권 교수가 공동집필한 연구논문도 실렸다.
‘응태의 무덤: 한 조선의 인물과 그를 사랑한 사람들의 편지’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2007년 2월 스페인 카나리제도에서 열린 세계 미라 학회에서 발표돼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으며 현지 언론에서도 크게 다뤘다.
논문에는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에서 미라를 제작하게 된 배경과 제작 과정, 망자 이응태(李應台 1556∼1586)와 부인(원이 엄마), 자녀 등의 가족관계, 당시 사회상 등이 잘 소개돼 있다. 또 이응태의 형이 남긴 한시 등도 영어로 번역돼 실려있다.
논문이 발표되던 해 10월 세계적 권위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원이 엄마’ 가 남편이 저승길 갈 때 신으라고 삼(麻)껍질과 머리카락을 잘라 손수 만든 ‘미투리’ 사진을 ‘사랑의 머리카락(locks of love)’이란 제목으로 게재한 바 있다. 이 편지는 1998년 조선조 경북 안동에 살다 숨진 이응태의 묘를 이장하던 중 발견됐다.
안동대 관계자는 “원이 엄마의 편지가 세계적 권위지의 표지에 실렸다는 것은 시공을 초월한 한국인의 사랑에 세계 고고학계도 감동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안동=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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