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당내 갈등의 뇌관인 당협위원장직과 관련해 중재안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외위원장들은 정부든 기관이든 요직으로 가고, 자연스럽게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는 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식으로 몇군데 해결이 됐으며,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 해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말처럼 부산 수영구에서 낙선한 박형준 전 의원은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경북 안동에서 낙선한 허용범씨는 국회 대변인에 내정됐다. 울산 울주군의 이채익 위원장은 울산항만공사 사장으로 가는 등 다수의 원외 인사가 공공기관으로 진출했다.
원외위원장은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인사들을 일컫는다. 친이계가 다수인 이들은, 공천탈락 후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로 출마해 당선된 뒤 일괄 복당한 친박 의원들과 당협위원장직을 두고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부산 대구 등 영남권을 비롯해 경기도 안산과 인천 강화 등 20곳 이상에서 이런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 한 인사는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낙하산 비판도 부담스러운 만큼 실업자 구제 차원이라면 받지 않겠다”라면서도 “향후 당의 공식 논의를 기대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발언이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을 정부나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보내는 것을 당연시하는 부적절한 언급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