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0일 임원 세미나에서 “아무리 어려워도 차별화된 역량을 키우는 R&D 투자는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황을 극복하고 리더가 된 기업들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면서 “다가올 전환의 시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경영진을 독려했다. 지난해 R&D에 2조7000억원을 쓴 LG는 올해 투자 규모를 이보다 늘릴 방침이다. 주요 계열사인 LG화학은 이날 연구성과가 뛰어난 부장 3명을 임원급 연구위원으로 선임, R&D 분야를 강화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올해 총 투자액 9조원 가운데 3조원을 R&D에 투입키로 했다. 경기 회복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연비차와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 투자된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R&D 비용으로 지난해(1723억원)보다 37.4% 늘린 2367억원을 책정했다.
업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이 찾아낸 차세대 수익원으로는 전 세계적인 ‘녹색에너지 붐’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주류를 이룬다. 쌍용은 이날 풍력발전기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코윈텍과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혔다. 풍력은 가장 현실화된 미래에너지라는 점에서 사업 전망이 밝아 이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효성 등 대기업이 발전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KT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전국 주요 전화국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탄소배출권 거래 사업에 진출한다. LCD 패널을 만드는 LG디스플레이는 태양전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택했다. LS산전은 지난달 전기자동차 부품사업에 진출, 그린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 기반을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사례도 많다. LG데이콤은 온라인 스토리지 서비스(웹하드)를 발판으로 지난해 웨딩사업을 시작했다. 포화 상태인 통신 시장에만 머물러선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삼성전자와의 합작사로 넘기게 된 삼성전기는 최근 산업용 잉크젯 프린트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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