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홍익대가 사교육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미술대학 실기시험을 2013학년도 입시부터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올해 입시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대학들의 발표도 잇따르고 있다.
권명광 홍익대 총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3학년도까지 단계적으로 미대 입시에서 실기고사를 폐지하겠다"며 "이를 위해 올해 치러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미대 자율전공에서부터 실기고사를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하는 자율전공 학부 신입생 100명은 내년 입시에서 학생부와 수능, 면접 만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11개 학과 760명도 단계적으로 실기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취지다.
권 총장은 "제한된 주제와 소재, 그리고 기법에만 얽매이는 종전의 실기고사는 오히려 학생들의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만 높였을 뿐"이라며 "공교육을 충실히 받으면서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온 재능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자는 취지에서 입시제도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익대는 대신 고등학교 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미술 관련 비교과 활동을 비중있게 평가하되 '입시용 실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경시대회 성적엔 큰 비중을 두지 않기로 했다. 학교 측은 또 미술 전문 입학사정관 제도도 활용해 심층면접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고려대는 이날 2010학년도 입시에서 총정원 3772명 중 886명(23.5%)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뽑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입시(180명)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이밖에도 한양대는 1031명(19.8%), 한국외대는 678명(18.6%), 건국대는 350명(10.4%)을 올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건국대는 입학사정관 전형 규모를 2011학년도에는 1005명(30%)로 확대하고 문과·이과 등 계열 구분을 폐지해 교차지원도 허용할 방침이다. 중앙대 역시 2011학년도 입시까지 모집 정원의 10%를, 2013학년도 입시에서는 정원의 25%를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등 점차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처럼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삼호 한국대학연구소 연구원은 "지금처럼 대학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해나가면 결국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입학사정관제는 기여입학제나 고교등급제를 간접적으로 실시하는 편법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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