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롯데그룹이 오비맥주 인수전에서 일단 탈락했다.
질주하던 롯데그룹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오비맥주 최대주주인 벨기에 AB인베브사가 오비맥주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서 사모펀드 어퍼니티에퀴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라스로버츠를 본입찰 참여업체로 최종 선정했다고 전했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응찰했던 유력 후보 롯데가 탈락한 것.
이번 예비입찰에서 참여업체들은 인베브의 희망 가격 20억∼25억달러보다 크게 낮은 20억달러 미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두 사모펀드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제안한 탓에 본입찰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두산주류(소주 ‘처음처럼’)에 이어 오비맥주를 사들여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던 롯데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음료시장 강자인 롯데는 처음처럼과 오비맥주, 카스맥주를 섭렵해 하이트-진로그룹과 맞상대하는 주류시장 강자가 되고자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이번 예비입찰 탈락로 주류사업 강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가 오비맥주 인수전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우선 오비맥주 노조의 반발이 매각의 변수다. 본입찰 대상자인 사모펀드 2곳이 주류회사 운영보다는 매각차익에 관심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커서 노조가 반기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베브가 매각을 유리하기 이끌기 위해 전략적으로 롯데를 탈락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본입찰을 통과해도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는 것일 뿐, 실제 계약까지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M&A 노하우가 많은 인베브가 기대 이하의 입찰가를 제시한 롯데를 압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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