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 추경”vs “일자리 추경” 여야 공방 가열

“삽질 추경”vs “일자리 추경” 여야 공방 가열

기사승인 2009-03-12 17:54:07
[쿠키 정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야 모두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재원확보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시각차가 크다. 특히 야당이 토목공사가 많다는 것을 빗대 ‘삽질 추경’으로 폄하하자 한나라당이 ‘일자리 추경’라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자리 추경 vs 삽질 추경

한나라당은 삽질 추경이라고 비판하는 야당의 움직임에 적극 대처하고 나섰다. 입법전쟁 과정에서 ‘MB악법’ 작명 전략에 애를 먹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추경이 철저하게 일자리 늘리기에 맞춰졌으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나성린 제3정조위 부위원장은 12일 “4대강 정비 예산 등 SOC 투자 규모는 2조원 이상 투입 예정인 교육 뉴딜 사업과 서민 생활 안정 예산 등과 비교할 때 규모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삽질’이라는 표현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 관계자는 “인천대교 공사 등 최근 토목사업은 최첨단 공학기술의 집결체”라며 “토목 공사를 삽질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은 현장을 한번도 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토목공사의 고용 유발 효과가 낮다며 SOC 예산 확대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4대강 정비 사업의 대운하 사업 전용 가능성도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SOC를 하더라도 노후된 학교나 보건소 건물 짓는 데 투입돼야 경기 활성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추경규모가) 30조, 50조원 나오는 것은 아마 SOC 투자 같은 데까지 포함해서 하는 얘기”라면서 “그러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추경에는 SOC 투자부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슈퍼 추경 vs 스마트 추경

여권은 30조원에 달하는 슈퍼 추경의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재정 건전성 악화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 부양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또 대규모 국채 발행에 따른 2∼3년 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기에는 현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는 논리다.

반면 민주당은 슈퍼추경이 국민들의 슈퍼채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선진당도 추경이 20조원을 넘을 경우 국가 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추경 재원 확보를 위해 이른바 ‘부자 감세’를 2∼3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을 늦춰 세원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김효석 의원은 “추경은 큰 것이라고 좋은 게 아니고 ‘스마트 추경’을 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던 감세안을 연기하면 지방세까지 포함해 5조원 정도의 국채발행을 줄여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엄기영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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