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에 고환율까지…설상가상 수입차 업계

실적 하락에 고환율까지…설상가상 수입차 업계

기사승인 2009-03-16 17:14:03

[쿠키 경제] 수입차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판매가 내리막을 걷고 있고,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금난에 아우성이다. 일부 업체는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 본사 지원이 없을 경우 자력 생존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BMW코리아는 최근 독일 본사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공수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원·유로 환율 급등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인 7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자 할 수 없이 본사에 손을 벌렸다. BMW코리아는 광고, 외부행사 및 고객 시승차 규모를 축소하고 직원 출장도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 푸조의 수입업체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13일 주거래은행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회원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하긴 처음이다. 지난 1∼2년간 공격적 투자에 나섰지만, 금융경색으로 자금회전이 안되고 판매마저 급감한 탓이다. 한불모터스는 지난 1∼2월 148대 판매에 그쳐 같은 기간에 비해 64.8% 떨어졌다. 자금난으로 서울 서초와 송파 딜러권도 다른 업체에 넘겼다.

볼보코리아는 최근 본사 방침에 따라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했다. 스웨덴 본사의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것도 부담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도 인원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슬러는 이달 말까지 대표 모델인 300C 2.7의 값을 20%(912만원)나 할인 판매한다.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혼다는 현재 차 판매에서 사실상 손을 놨다.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차를 팔아도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한국닛산은 최근 인피니티와 닛산으로 나눠져 있던 마케팅 부문을 하나로 통합했다.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진출한 미쓰비시의 수입원인 MMSK는 딜러 모집을 유보하고 서울 강남에 매장 1곳만 유지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판매 목표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라며 “대부분 업체가 ‘생존’을 목표로 내핍경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