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는 지난달 26일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를 통해 수익성 있는 민자제안 사업은 민자 추진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18일 “민자 제안 사업은 원칙적으로 재정 대신 민자로 추진하겠다”며 제2 경부고속도로와 제2 서해안 고속도로, 제2 수도권 외곽순환도로를 실례로 꼽았다.
당초 제2 경부고속도로는 두산중공업,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이 제안한 사업으로 민자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사업기간 단축 등을 이유로 재정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최근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다시 민자 추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민자쪽에서 투자가 안되는 것은 수익성이 없기 때문인데 수익성이 높으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국토부는 처음부터 한국도로공사가 맡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따져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정부는 민자나 재정 등 사업방식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지나치게 자기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며 불만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제2 경부고속도로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 중이며 서울∼용인은 2015년, 용인∼세종은 2017년 개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 등 사업 절차를 거쳐 이르면 11월쯤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제2 경부고속도로는 도로공사가 회사채를 발행해 100% 사업비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융시장 신용 경색 등으로 현재 추진하는 민자사업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2 경부고속도로를 민자사업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고 사업 착공도 늦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통한 부산∼울산 민자고속도로나 오는 7월 개통을 앞둔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 요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민자 추진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그러나 재정부는 사업타당성을 우선 판단한 후 과거 실적을 검토해 건설 주체로 민자나 재정이 나을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노선이 128㎞에 달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므로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런 사안을 일방적으로 도로공사가 하는 게 최선이라고 못박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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