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교복’ 고태용 디자이너 “고교시절 교복 불만 프레피룩으로 풀었다”

‘꽃남 교복’ 고태용 디자이너 “고교시절 교복 불만 프레피룩으로 풀었다”

기사승인 2009-03-23 20:01:01


[쿠키 문화] "제발 '꽃보다 남자' 얘기는 조금만 써주세요."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펼쳐지는 '2009 춘계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첫날인 26일 네번째 무대를 장식하는 디자이너 고태용(28)씨는 난처한 표정으로 부탁했다.

그러나 어쩌랴. 요즘 고씨가 남다른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인기 절정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 주인공 이민호(구준표 역), 김범(소이정 역) 등이 드라마에서 그의 옷을 여러 벌 입었기 때문인 것을.

지난해 10월 2009 봄여름 서울컬렉션에서 고교생 때 교복에 가졌던 불만을 프레피룩으로 풀었어요. 이 쇼를 보고 드라마 의상팀이 협찬을 요청해 왔습니다."

프레피룩은 미국 동부 사립학교 교복에서 유래된 패션 경향이다. 그는 밝은 색을 과감하게 조합한 데다 장난기 있는 표현들이 더해진 디자인이 관심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민호 김범과 함께 이동통신사 광고 프로모션에 참가해 인터넷용 CF도 찍고, 그들을 모티브로 한 프로모션용 티셔츠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 덕분에 제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이 꽤 유명해졌고, 옷도 많이 판매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 놓았다.

고씨는 사실 패션계에선 이미 지난해 봄 떴다. 올해도 참가 디자이너 중 최연소지만 지난해에도 그랬다. 그는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가 후진 양성을 위해 발탁한 디자이너다.
KFDA는 클래식을 모던한 감각으로 풀어나가는 그의 독창성을 높이 샀다고 했다.
"지난해봄 첫 컬렉션 때 밤샘하며 40여벌의 옷을 만들면서 큰 설렘을 느꼈습니다. 정말 이게 제길이다 싶었습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다 가톨릭대 의상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그는 한동안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도 확신이 안섰다. 지금은 공부하고 연구해 의미있는 패션을 창조하는 디자이너의 길을 평생 걷겠다는 결심이다.

그의 옷은 우리 드라마에서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일본 도쿄 시부야의 편집 매장(여러 디자이너 옷이 함께 팔리는 매장)에서 일본의 젊은 남성들의 사랑을 흠뻑 받고 있다.
그는 오는 7월 또 다른 도전을 한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바이어 대상 패션쇼인 '캡슐쇼'에도 참가해 한국 디자이너의 독창성을 뽐낼 예정이다.

그는 한국 남성 패션에 대해 "아직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편"이라고 평했다. "패션에 관심을 갖는 것을 비싼 해외 명품을 입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옷을 찾아 입는 것이 바로 패션입니다. 많은 남성들이 즐거움과 도전을 주는 옷을 적극적으로 찾아 입게 된다면 한국의 젊은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활력을 얻을 겁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에서 그는 'Homesick'(향수병)이란 주제로 군복 형태에 포근한 느낌의 양털을 매치하는 등 변형된 밀리터리룩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손정완 이영희 황재복 송지오 장광효 정욱준 등이 참가하는 총 38회의 쇼가 4월1일까지 열리며, 신진디자이너 패션 페스티벌도 펼쳐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황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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