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모두가 행복한 하루”…WBC로 웃고 울고

“졌지만 모두가 행복한 하루”…WBC로 웃고 울고

기사승인 2009-03-24 17:21:02


[쿠키 사회] 아쉽게 졌지만 모두가 행복한 하루였다. 2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응원을 위해 서울 잠실 야구장에 모인 8000여명의 시민들은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보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야구장을 찾은 시민들은 우리 선수들을 뜨겁게 응원했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회사원, 퀵서비스 직원, 주부 등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 하나가 됐다. 잠실 야구장은 추신수 선수의 홈런, 이범호 선수의 동점타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질듯한 함성으로 가득찼다.

시민들은 분패한 선수들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사업을 하는 이정수(35)씨는 “우리 야구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인 국가대표팀에게 고맙다”며 “연장전까지 간 것은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3회 대회 때에는 우승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천두영(45)씨도 “최선을 다 했다는 걸 우리 국민들이 잘 안다”며 “준우승도 우승과 다르지 않다. 참 잘 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몸도 마음도 추운 시절, 야구 국가대표팀은 국민들의 희망이었다”고 선수들을 높이 평가했다.

경기에 출전한 봉중근·김현수 선수의 모교인 서울 미아동 신일고등학교도 WBC 결승전 열기로 떠나갈 듯 했다. 신일고 교사와 학생 200여명은 4층 소강당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봉 선수가 1회초 일본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삼진아웃으로 잡자 점잖게 모니터를 응시하던 교사들마저 겉옷을 벗고 호루라기를 불기 시작했다. 김기훈 교장도 맨 앞자리에 신일고 야구팀 티셔츠를 입고 앉아 학생들과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즐거워했다.

아깝게 경기는 졌지만 신일고 학생들은 끝까지 응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신일고 야구팀 외야수 김세웅(18)군은 “선배들을 TV로 보니 너무 좋다”며 “8년 후 WBC에는 한국대표팀의 주축으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일고 학생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한국팀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정봉권(48) 교사도 “3주간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교도소와 구치소에서도 결승전 응원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법무부는 전국 47개 교정시설에서 WBC 결승전 경기를 시청하도록 해 수용자들도 TV를 보며 한국의 선전을 응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조국현 기자
joylss@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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