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4일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미국 뉴욕의 한 한인식당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측으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은 정황을 잡고 조만간 서 의원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2명의 지방 광역단체장과 1명의 기초단체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예우 차원에서 체포영장 집행 등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고 일정을 조율해 자진 출두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환대상 의원으로는 서 의원외에도 한나라당 H, K의원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은 2004년부터 박 회장측으로부터 수차례 수만 달러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서 의원을 소환조사해 혐의가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지난 1월에도 뉴욕을 다녀오긴 했지만 박 회장으로부터 어떠한 불법적인 돈도 받지 않았다"라며 "검찰 소환통보를 아직 받지 않았지만 통보가 올 경우 당당하게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광역단체장 A씨에게 9000여만원을 제공하고 다른 광역단체장 B씨에게도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황도 확보하고 소환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기초단체장 B씨에게도 1억2000만원과 함께 골프용품과 골프회원권을 건넨 단서도 포착,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차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은 2004∼2008년 박 회장으로부터 미국 뉴욕의 한인 식당에서 달러를 받은 것을 비롯해 모두 4차례 달러와 원화 등 2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혐의다. 또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도 비슷한 시기에 2∼3차례 1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 의원의 구속 여부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장 전 차관은 2004년 6월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5억여원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가 "마음 크게 먹고 도와주라"고 요청해 돈을 줬으며, 장씨의 선거 본부장이었던 김태웅 전 김해군수가 창원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돈을 받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박 수석이 2004년 12월 박 회장으로부터 5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200장, 1억원어치를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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