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고려사 세가편 12책 완역

동아대,고려사 세가편 12책 완역

기사승인 2009-03-26 09:47:01

[쿠키 사회] 동아대 석당학술원 산하의 고려사역주사업단(단장 김광철·사학과교수)은 5년간 각고 끝에 ‘고려사’ 세가(世家)를 12책으로 국역해 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앞서 동아대는 2006년 열전(列傳)편 9책을 간행한 바 있으며, 목판본 ‘고려사’의 나머지 부분인 지(志)·표(表) 7책과 색인 2책을 오는 8월까지 펴낼 계획으로 현재 교정작업 중이다. 이렇게 되면 세가 46권, 지 39권, 표 2권, 열전 50권, 목록 2권 등 총 139권으로 구성된 동아대 소장 목판본 ‘고려사’가 완간된다.

사업단에 따르면 이번에 간행된 ‘국역 고려사’ 세가편은 쉽고 고운 우리말 번역과 함께 풍부한 주석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아울러 매 책마다 철저히 교감한 원문과 동아대가 소장하고 있는 목판본 ‘고려사’를 영인, 첨부함으로써 연구자들이 관련 사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려사’ 세가에는 태조에서 공양왕에 이르는 국왕 34명 중 우·창왕은 열전에 강등돼 32명의 왕기(王紀)만 수록돼 있으나, 이번 국역 세가 편에는 이들 두 왕도 세가에 편입시켜 역주했다.

세가는 ‘고려사’ 전체의 33.6%나 되는데, 다른 기전체 사서의 본기(本紀)에 비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구당서’ 본기가 10%, ‘송사’가 9.5%, ‘원사’가 22.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높은 비율로, 이는 ‘고려사’가 국왕 중심의 역사 서술 태도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국왕의 연대기라고 하지만, 단순히 국왕의 동정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고려시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군사ㆍ대외관계 등 사회 여러 분야와 관련한 핵심적인 내용들이 기록돼 있다.

세가의 특징은 국왕의 동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고 고려 역대 관료들의 인사발령과 공식책봉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담아냈다.
또 고려시대 시기별 외교문서가 수록돼 있고 반란이나 전쟁관련 기록이 풍부하다. 이밖에 천재지변 관련 기사가 상세하고 문화교류의 내용을 수록했다

‘고려사’는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과 마찬가지로 고려시대의 역사를 집대성한 대표적 정사(正史)로 고려시대의 제반 사항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사료이다. ‘고려사’는 기전체 역사서로 조선이 건국한 뒤 앞 왕조인 고려사 정리를 위해 김종서, 정인지 등이 주도해 1454년 10월에 인쇄, 반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동아대가 소장한 완질의 목판본과 연세대 소장 목판본, 아세아문화사 소장 활자주자본, 완본은 아니지만 규장각 소장본이 있다.

한편 동아대가 1965년 ‘역주 고려사’ 11책을 국역했고, 북한이 사회과학원 주관으로 1964년에 ‘고려사’ 번역본을 간행해 현재까지 이 두 가지 번역본이 학계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번역본은 지나친 한문 투의 번역과 과도한 의ㆍ오역으로 신뢰성이 떨어져 동아대가 2001년부터 다시 ‘고려사’ 판본의 오탈자와 기존의 두 번역본에서 확인되는 오역을 빠짐없이 바로잡는 한편 역사적 사실을 상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주석을 달았다.

김광철 고려사역주사업단장은 “인문학의 위기라 일컫는 이 시대에 ‘국역 고려사’는 연구실에서 사전과 사료와 씨름하며 대중에게 읽힐 수 있는 정사의 정확한 번역을 위해 분투한 결과물”이라며 “우리는 한국사를 비롯한 한국학 연구와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이 작업이 가져올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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