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국회의장의 공식 해외 출장에 자신의 해외공장 견학 일정을 포함시킨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태광실업 현지법인이 있는 베트남과 중국 등지로 의원들이 나갈 때 공장견학 및 현지 교민행사 등의 경로를 통해 정치인들과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은 것이다.
2004년 10월 김원기 당시 국회의장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 순방에 나섰다. 태국 푸미폰 국왕,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전 총리 등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는 의원 외교 활동이었다. 당시 순방에는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현 주일대사)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J·K 의원, 민주당 L 의원 동행했다.
4개국 공식 순방일정을 마친 김 의장 등은 귀국에 앞서 베트남을 경유하면서 호치민에 있는 박 회장 소유의 운동화 제조공장에 들렀다. 박 회장이 김 의장단과 만난 자리는 이곳이다. 앞서 교민행사에서도 박 회장측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의장단이 공식순방 코스가 아니었던 베트남을 경유한데 대해 박 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김 의장측이 일정에 베트남을 끼어넣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26일 “박 회장이 그 전부터 김 전 의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같았다”며 “국회의장실에서 일정을 짰고, 나머지 의원들은 그대로 따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공식 해외출장길에 나선 국회의원들을 현지에서 만나 접대를 해왔다는 여러 의혹이 제기된 만큼 당시 동남아를 순방했던 김 전 의장측에게도 여비 명목으로 금품 제공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시 박 회장을 만났던 인사들은 박 회장과 친분관계가 전혀 없었으며, 일정은 공장 견학 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전 의장측은 “박 회장과 친분은 전혀 없었고, 그전에는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면서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유일한 한나라당 의원으로 동행했던 권 대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996년 초선 당시 후원회를 할 때 박 회장이 온 적은 있었지만 이후에는 식사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친분 관계를 부인했다. J의원과 K의원도 “당시 교민행사에서 본 것이 처음이고 그 다음에는 전혀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