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반토막난 주식 시장의 여파는 여의도 국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 최고 자산가중 한명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세연 정국교 강석호 의원 등이 지난해 주식에서 쓴 맛을 봤다. 정 의원을 제외한 의원 291명의 평균 재산도 25억8563만원으로, 전년보다 1억원 가까이 줄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08년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현대 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2007년말에만 해도 조선업의 활황으로 3조6043억원을 신고했으나 1년 뒤인 지난해말엔 1조6397억원으로 신고해 약 2조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 중공업 주가가 1년새 절반 이상 폭락한 탓이다. 그럼에도 정 의원의 재산은 공개 대상인 나머지 291명의 의원들 신고액 전체를 합친 것보다 배이상 많았다.
동일고무벨트 대표를 지낸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은 주가 폭락에 부동산 가치 하락도 겹쳐 재산이 211억여원 줄었으며, 강석호 의원도 보유 주식액이 117억원에서 62억원으로 줄어 51억여원 감소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은 펀드 투자 손실 등의 이유로 94억원이던 재산이 82억여원까지 감소해 총 12억6259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정몽준 의원을 제외한 정당별 의원 1인당 평균 재산액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억4797만원, 민주당이 19억8636만원, 자유선진당이 21억2652만원이었으며, 민주노동당은 4억4672만원을 기록했다. 신고 대상 가운데 가장 재산이 적은 의원은 공천헌금의혹 관련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있는 6선의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였다. 서 의원은 서울 상도동 아파트 등 총 1억438만원을 신고했다.
불황에도 일부 의원의 재산은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병원장 출신의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예금이 9억여원 늘고 채무가 10억가량 줄어 총 21억여원이 증가해 재산 증가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보유하던 비상장 주식이 상장되는 행운으로 19억여원의 재산을 불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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