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묘지에 골프연습장 설치…유족회 반발

5·18묘지에 골프연습장 설치…유족회 반발

기사승인 2009-03-30 17:11:01
[쿠키 사회] 국가보훈처 소속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가 광주 운정동 민주묘지 내에 사설 골프연습장을 설치해 5·18유공자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30일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30여m 거리인 묘지 주차장 내 매점 뒤편 공터에 27일 가로 3m, 세로 4.3m, 높이 2.5m 철제 기둥을 세우고 그물망을 씌운 미니 골프연습장을 개설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근무자들의 체력단련과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지난해 12월 부임한 관리소장이 사비를 들여 공터 한켠에 골프연습장을 만들고 골프채와 골프장갑, 골프공 등 장비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야간근무 때나 점심시간을 쪼개 근무자들이 손쉽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비교적 작은 공간으로 가능한 골프연습장을 직원 복지시설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연습장이 설치되자 5·18유족회 등 5월단체들은 “5월 영령들이 묻힌 신성한 공간에 골프연습장을 만든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5·18민주묘지를 포함한 전국 7개 국립묘지 가운데 직원 복지시설로 골프연습장을 설치한 곳은 한곳도 없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숨진 5월 영령들을 추모해야 될 경건하고 엄숙한 묘역 내에서 관리소 직원들이 골프연습을 하는 것은 5월 영령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국립묘지에 골프연습장은 적절지 않다”며 “정확한 진상을 파악한 뒤 철거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장선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