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나만살자식 행태’ 눈총

외국계 은행 ‘나만살자식 행태’ 눈총

기사승인 2009-03-31 16:59:01
[쿠키 경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중소기업·서민 금융지원은 외면한 채 회사 이익만 좇는 영업행태로 눈총을 받고 있다.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전수할 것으로 기대됐던 외국계 은행들이 오히려 실물경제 지원과 사회적 책임에 있어 국내 시중은행보다 못하다는 지적이다.

◇중기대출 인색…대출금리 고공행진=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영국계 SC제일은행과 미국계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2월 말에 은행권 전체 중기 대출 잔액이 428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조1000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외환은행을 제외한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 두 외국계은행의 중기대출은 14조원에도 못미친다.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SC제일은행은 연 6.55∼17.00%, 한국씨티은행 연 6.40∼20.90%로 국민은행의 연 4.94∼10.64%, 신한은행의 연 5.50∼8.70% 등 국내 시중은행보다 높은 편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소비자 편의제공에도 소극적이다. 국내 시중은행들과 저축은행들이 4월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로 변경키로 했지만 SC제일은행과 HSBC는 현행대로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을 유지키로 했다. SC제일은행측은 “현행 영업시간 유지가 고객에 더욱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국내 시중은행과의 영업시간 차이로 인한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회적 책임 외면한 ‘나만 살자식 경영’=외국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는 행태를 비판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외국계 은행들 나름대로 자산 배분전략이나 신용 리스크 평가에 따라 대출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국민 정서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들이 자신들의 존재의미라고 할 수 있는 선진 금융기법 전수에 힘쓰기는커녕 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한 경영으로 현지화 전략에 역행하고 있다는 의견들이 많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외국계 은행들의 규모가 작고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이 종합되지 않은 형태여서 선진기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선진기법을 배우려면 외국으로 진출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에 진출해 국내 은행들에 자극을 줄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러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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