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쌍용자동차가 직원 2500명 안팎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장의 생존이나 향후 매각을 위해서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노조는 노조대로 자구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인력 감축을 전제로 한 사측과 총 고용 보장을 주장하는 노조와의 간극이 너무 크다. 극심한 노사 충돌이 예상된다.
쌍용차 30∼40% 인력 감축
쌍용차는 7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공동관리인 및 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했다. 공식 발표(8일) 전까지 철저한 함구령이 내려졌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강도 높은 인적 구조조정 방안이 포함됐다"며 "채권단도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아야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모두가 살자면 모두가 죽는 상황"이라고 했다.
쌍용차는 30∼40%의 감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말 기준 직원 수는 7150명으로, 평균 5100여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직원 30%인 2150명이 줄 경우, 연간 1100억원 정도의 인건비가 절감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해 영업손실 2274억원, 당기순손실 710억원을 기록했다. 채권단 역시 경영 개선의 첫 번째 조건으로 경상비 감축을 꼽고 있다.
사측은 이날 노조를 상대로 구조조정 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감축 규모 등을 제시하지는 않았고, 최근 삼정KPMG로부터 받은 컨설팅 결과와 사측의 향후 회생 방안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현재 조사위원으로 선임돼 쌍용차 경영 상태 등을 실사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런 자구안을 포함, 다음달 6일까지 법원에 조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22일 1차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를 파산시킬 것이냐, 존속시킬 것이냐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노조,산업은행에 자금 지원 요구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가 마련한 자구안을 발표했다. 노조는 조업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 유지를 요구했다. 임금 22% 삭감을 감수하더라도 정리해고는 수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 소유 지분(51.33%) 소각,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88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주문했다.
노조는 대신 신차 C200 개발, 생산을 위한 긴급 자금 1000억원을 노조가 담보하고,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 12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갹출 및 노조 기금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일단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한 이후 시행 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지역과 가정 경제만 파탄낼 뿐 기업 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노동자들에게 고통 전담을 강요한다면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