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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해명과 달리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건넨 돈이 권양숙 여사에게 빌려준 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에게 준 것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회장이 진술을 번복하지 않는 한 노 전 대통령 해명의 진실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중 노 전 대통령 부부를 소환해 사실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8일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을 통해 밝힌 내용이 박 회장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다시 확인중이다. 박 회장은 검찰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며 정 전 비서관에게 13억여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으며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3억여원은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는 노 전 대통령측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7일 정 전 비서관을 전격 체포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브리핑에서 “권 여사 관련 부분은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밝혀 박 회장 진술에 권 여사 부분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몰랐거나 금품수수의 책임을 권 여사에게 미뤘을 가능성 등을 모두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해 2005∼2006년 청와대 인사추천위원으로서 박 회장으로부터 3억여원을 받고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국가보훈처장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는 장·차관 등 정무직은 물론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검찰은 또 정 전 비서관이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도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정 전 비서관은 또 2007년 8월 박 회장,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3자 회동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 준비를 논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노건평씨 맏사위)씨의 부탁으로 박 회장에게 전화해 만나줄 것을 부탁했다. 이후 연씨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함께 박회장을 만나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6일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박 회장의 홍콩법인인 APC계좌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보강조사를 바탕으로 노 전 대통령 부부 소환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홍 기획관은 “(30쪽 분량의) APC 계좌의 80% 이상을 들여다 봤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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