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은 9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하고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주규창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등 4명을 새 국방위원으로 선출했다. 북한은 1998년과 2003년에 이어 김 위원장을 또다시 추대해 3기 체제를 공식화하고 새 국방위 위원 선출로 권력구도 변화를 가시화했다. 또 98년 이후 11년만에 헌법을 개정했다.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회의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하는 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 위원장의 제의로 그의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 지난 5일 장거리 로켓 발사 주역인 주규창 제1부부장, 주상성 인민보안상,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을 국방위원으로 각각 선출했다. 또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 부부장도 국방위원으로 선임됐다.

회의에서는 김영일 총리를 유임시키고 각료급 6∼7명도 교체했다. 헌법 개정 내용은 곧바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국방위 위원을 9명에서 13명으로 대폭 늘린 점으로 볼 때 국방위원회의 역할 및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국방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그가 당에 이어 군에서도 영향력이 강화된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권력 2인자인 장 행정부장에게 막대한 권력을 허락한 것은 후계 문제를 비롯한 체제 안정 과제를 그에게 일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3기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후계구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 국방위원 선출은 체제 안정과 후계를 위해 그가 김 위원장의 대리인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주규창 제1부부장의 선출은 로켓 발사 치하를 통해 선군정치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는 또 올해 예산수입 계획을 작년도 예산수입 결산금액보다 5.2%증액하고 국방예산으로 15.8% 배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