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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며 "정부와 양심 있는 민간 레벨에서 부단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대일 처방 어려워=유 장관은 "일본에도 현실적으로 보수 우익이 있지만 자체 컨센서스는 없다"면서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일본 내 보수적인 그룹이 줄어들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다양한 세력과 그룹이 다양한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처방은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중인 한·일간 역사 공동연구와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일 신시대 공동 프로젝트' 등을 통해 끊임없이 양국간 미래 비전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반대는 과잉 반응=유 장관은 우리나라가 PSI에 정식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국제사회의 대량살상무기(WMD)·미사일 확산 우려를 고조시켜 우리의 PSI 정식 참여 필요성이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잇따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만큼 미사일 부품 수입을 차단하고, 개발된 미사일의 수출을 막고 이로 인한 현금 소스도 억제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의 PSI 참여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대해서는 "PSI는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는게 아니다"라면서 "WMD 비확산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면 오버 리액션(과잉 반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한·미간 미사일 지침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MTCR(미사일 기술 통제체제)은 탄두 500㎏ 이상, 사거리 300㎞ 이상 미사일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그 이상 개발하면 WMD를 개발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핵개발 저지 위한 대화 필요=향후 북한과의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유 장관은 "어느 정도 냉각기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거리 미사일은 핵 능력과 결부될 때 무서운 것"이라며 "미사일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핵 개발을 저지하는 게 더 급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미간) 대화가 잘돼 북한이 진정으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이 개선된다면 이는 우리가 환영하고 지원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최근 미 당국자들이 잇따라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북한이) 핵무기(nuclear weapon)를 만든 것이냐고 물어보면 (미국에서는) 아니라고 한다"며 "핵실험을 했으니 핵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수사학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한 인권 기조는 계속될 것=유 장관은 최근 대한항공 폭파범인 김현희씨와 그의 일본어 교사인 다구치 야에코씨 아들의 면담을 허용해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한게 아니냐는 질문에 "보다 높은 가치인 인권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개월된 아이의 어미가 하루 아침에 납치됐고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이) 18건이나 된다"면서 "면담 얘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극심한 인권탄압이 있으면 신성불가침한 주권도 제약할 수 있을만큼 인권 문제는 우선순위가 높아졌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과 지난달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처럼 앞으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일관된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또 "미국은 (FTA안) 자체가 이행 법안이 되기 때문에 통과 즉시 발효되지만 우리는 22개 법안을 다시 뜯어고쳐야 한다"며 "우리 국회가 먼저 통과시키고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예멘에서 발생한 한국인 테러에 대해서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 쪽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한국인 표적 테러는 아니라는 징후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리=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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