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또 역사왜곡 교과서…침략 정당화 등 후소샤판 판박이

日, 또 역사왜곡 교과서…침략 정당화 등 후소샤판 판박이

기사승인 2009-04-09 20:47:01

[쿠키 사회] ‘지유샤(自由社) 교과서’는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해 악명을 떨친 ‘후쇼샤(扶桑社) 교과서’와 내용 상으로는 대동소이하다.

후쇼샤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지유샤 교과서의 채택률 역시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중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기초한 새 교과서 검정을 올해 시작할 예정인 만큼 한·일 간의 역사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후쇼샤 망언’ 되풀이=9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유샤 교과서는 2001년과 2005년 왜곡 교과서 파동을 불러일으켰던 후쇼샤 교과서와 판박이 수준이다. ‘지유샤 교과서 제작 역시 후쇼샤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대표적 극우 세력 모임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1997년 만들어진 새역모는 최근 몇년 사이에 후소샤와 노선 갈등을 겪으면서 이번엔 지유샤를 통해 별도의 교과서를 만들어 검정 신청을 했다.

지유샤 교과서는 후쇼샤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한·일 학계에서 부정되는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한다. 책은 ‘야마토 조정은 반도 남부의 임나(任那)라는 지역에 거점을 구축했다고 생각된다’며 ‘(일본은) 바다를 건너 조선반도에서 95개국을 평정했다’고 기술했다.

또 조선통신사의 목적이나 초빙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채 ‘조선으로부터는 장군이 바뀔 때마다 조선통신사라고 하는 사절이 에도를 방문하여, 각지에서 환영을 받았다’고 썼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아예 싣지도 않았다.

기존 후쇼샤 교과서와 다른 점은 예컨대 관동대지진을 설명하며 ‘자경단 등이 조선인·중국인과 사회주의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쓴 것을 ‘자경단 등이 조선인과 조선인으로 오인된 중국인, 일본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로 고쳐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좀 더
나쁘게 기술한 정도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근본적으로 기존 후소샤판 교과서의 내용과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극우단체가 자신들의 존재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후소샤판 교과서를 표절한 수준의, 아무런 의미도 없는 교과서”라고 평가절하했다.

◇극우교과서 2종으로…다음은 ‘독도는 일본땅’ 기술?= 지유샤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함에 따라 날조된 일본 역사교과서는 2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내년 신학기부터 사용되는 지유샤 교과서의 채택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역모가 앞서 2002년부터 일선 중학교에 보급했던 후쇼샤 교과서의 채택률은 0.039%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 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해설서를 기준으로 하는 일본의 새 교과서 검정이 올해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출판사들이 새 학습지도요령 및 해설서에 근거해 교과서를 개정할 경우엔 독도와 관련된 언급이 종전보다 더 상세하게 기술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일간 갈등 수위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지유샤 교과서에 우려와 달리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새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따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교과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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