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불황극복 지혜 독서에서 찾는다

기업들 불황극복 지혜 독서에서 찾는다

기사승인 2009-04-12 17:14:01

[쿠키 경제] 한국전력기술(KOPEC)은 지난주 3개월 과정으로 전 직원 420여명이 참여하는 독서교육을 도입했다. 직원들이 최신 정책, 경제, 경영 등 직무 관련 전문도서 중 마음에 드는 책을 선택하면 회사측은 책을 무료 배송해준다. 직원들은 온라인으로 리포트를 제출한 뒤 전문위원에게 평가를 받게 된다. KOPEC 관계자는 “독서를 통한 역량 강화만이 외부 환경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평가를 통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고 우수자는 시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와 생존경쟁 속에도 기업들에 독서열풍이 불고 있다. 불확실한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지혜를 독서에서 찾기 위해서다. 이른바 ‘독서 경영’이다. 최고 경영자(CEO)가 앞장 서는 경우도 많다.

종합물류회사 범한판토스는 13일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회사 지정도서 중 2∼3권을 읽은 뒤 객관식 또는 주관식 시험응시, 독후감 제출 등을 의무화한다고 12일 밝혔다. 성적은 개인은 물론 부서 평가에도 반영된다. 범한판토스는 이미 두 달에 한 번 팀장급 이상 간부가 회사 조찬회에서 저자의 강연을 듣고 책을 읽는 문화를 정착시켜왔다. 여성구 대표는 “이번 독서교육은 직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높여 물류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임원들에게 매주 책을 한 권씩 선물하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주간 회의 때마다 책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정 회장이 취임 후 처음 선물한 책은 ‘도요타 생산혁명의 비밀’. 도요타 공정 및 관리 혁신에 관한 것으로, 포스코는 올 초 도요타에 강판 납품계약을 체결에 성공한 바 있다. 포스코는 또 단행본 3만권, 정기간행물 6만권을 비치한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통해 사내 독서경영을 이끌고 있다. 1인당 10권까지 빌릴 수 있고 사내 인터넷망으로 신청하면 다음날 사무실로 배달된다.

현대하이스코는 2006년부터 ‘이달의 권장 도서’를 운영하고 있다. CEO가 매달 권장도서를 임원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지난 3년여간 임원들은 30권이 넘는 책을 받았다. 앨빈 토플러의 ‘불황을 넘어’, 헤르만 지몬의 ‘히든 챔피언’ 등 분야도 다양하다. 또 서울 잠원동 현대하이스코 본사 2층에는 3000여권의 책이 비치된 북까페도 마련돼있다.

코레일은 ‘책 읽는 코레일-이달의 책’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코레일 회원이 홈페이지에서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200명에게 이달의 책을 무료 배송해 준다. 철도역 인근 11개 서점에서도 4월 이용한 승차권을 제시하면 이달의 책을 10% 할인해준다.

이 같은 기업들의 분위기에 맞춰 대한상공회의소는 인문학 강좌인 ‘제2기 CEO 독서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했다. 동서양의 문학, 철학, 역사 등에 대한 이해를 높여 경제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15일부터 8월26일까지 20주간 인문학 분야 저명 인사를 초청, 강연과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강준구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