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게이트] 100만불―500만불 최종 종착지는 어디?

[참여정부 게이트] 100만불―500만불 최종 종착지는 어디?

기사승인 2009-04-12 21:50:01


[쿠키 사회] 검찰에 잇따라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건넨 100만달러와 500만달러의 종착지 의혹을 풀 열쇠다. 특히 박 회장의 진술이나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건호씨는 이 돈의 성격을 모두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건호씨가 이 돈을 실제로 사용했는지, 권 여사도 개입됐는지를 규명하는데 검찰의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다.

◇100만달러 빌린 돈 아니다=권 여사는 11일 검찰에서 2007년 6월 박 회장으로부터 빌렸다는 100만달러와 3억원 등 총 13억원 상당의 용처에 대해 해명했다. 당초 권 여사는 문재인 변호사(전 청와대 비서실장)를 통해 그 돈은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빌린 돈이라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가 박 회장에게 써준 차용증이나 그동안 미처 갚지 못했던 빚을 갚았다는 영수증도 제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2일 "차용증이 검찰에 제출된 것은 없다"며 "(우리가) 상당히 많이 준비해 많은 부분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왜 굳이 달러로 거액을 받았는지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100만달러의 사실상 수령자가 건호씨라고 보는 이유다. 문 변호사는 박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한 100만달러와 3억원은 "모두 권 여사가 받은 돈"이라고 밝혔다.

◇100만달러는 건호씨 유학·생활자금=2007년 6월 말 상황을 보면 100만달러는 건호씨에게 전달됐고, 유학 및 생활자금으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6월30일 과테말라로 출국하기 며칠 전 박 회장에게 급히 100만달러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10억원을 서둘러 달러로 환전한 뒤 노 전 대통령 출국 1∼2일 전 청와대로 전달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출국 다음날인 7월1일 경유지인 미국 시애틀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진 뒤 하룻밤을 묵었다. 1년 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포드대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던 건호씨가 부모를 만났고, 노 전 대통령 부부가 100만달러 전부 또는 일부를 줬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자녀 생활자금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100만달러를 요청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변호사는 건호씨가 당시 부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500만달러 수령자도 건호씨?=건호씨는 지난해 1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박 회장의 베트남 현지법인을 방문, 박 회장을 만났다. 같은 달 연씨는 버진아일랜드에 타나도인베스트먼트라는 해외 창업투자사를 설립했다. 박 회장은 2월22일 500만달러를 송금했다. 노 전 대통령측은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은 물론 건호씨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사실상 노 전 대통령 또는 건호씨를 보고 돈을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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