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핵 억제력 강화를 선언한 북한은 빠른 속도로 불능화된 핵시설을 복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가 핵실험까지 강행할지 여부는 미국이 대북 협상에 얼마나 빨리 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14일 현재까지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를 위한 11개 조치 중에서 8개 조치를 완료했고 폐연료봉 인출 작업과 연료봉 구동장치 제거, 미사용연료봉 처리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북한이 핵시설 복구 작업을 시작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핵시설 복구는 사실상 2007년 2·13 합의와 10·3 합의 등을 통해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된 핵시설의 폐쇄·봉인 및 불능화 작업을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의미다.
북한은 이미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이 지난달 중국의 지원을 마지막으로 중단되면서 그동안 폐연료봉 인출 작업 속도를 1주일에 15개 정도로 현저히 늦췄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8000개의 폐연료봉 가운데 6500개 정도를 제거했다"면서 "지난해 경험을 볼 때 재처리 시설 가동 준비에는 1∼2개월 가량이, 폐연료봉 제조공장과 5㎿ 원자로 등 완전 복구까지는 1년 정도 각각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실험까지 강행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아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핵시설의 원상복구와 폐연료봉의 재처리를 선언한 것은 다분히 미국과의 협상을 의식한 정치적 행위"라면서 "추가로 핵실험까지 할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미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이 한정돼 있는 만큼 핵실험 카드보다는 플루토늄 추가 추출이나 우라늄 농축 카드를 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이 자꾸 플루토늄만 없애는 카드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미 협상이 6월이 넘도록 재개되지 않을 경우 추가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응하지 않을 경우 코너에 몰리게 되는 북한이 핵실험을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26일 북한이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에 맞서 핵실험까지 한 상황을 상기시키면서 "역사를 망각한 제재 소동이 되풀이될 경우 조선(북한)의 초강경 대응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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