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갈수록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5일 중국인 왕모(27), 왕모(25·여)씨 등 2명을 붙잡아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판매한 이모(3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왕씨 등은 3년전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하면서 현금을 인출해 다른 중국인 송금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 혐의다.

이들에게 피해를 본 백모(49·여)씨의 경우 지난 3월2일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여성으로부터 신용카드를 신청한 사실이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를 받았다. 신용카드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한 백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위험하니 보안장치를 해 예금을 보호해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그 여성이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계좌로 예금을 보호해주겠다”며 계좌번호를 알려줬고 백씨는 별다른 의심없이 적금까지 해약해 8600만원을 송금했다. 이 돈은 백씨가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도 없이 회사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모은 전재산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돈이 인출된 은행 주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CCTV 화면 등을 분석해 지난 12일 경기도 안산시에 숨어있던 왕씨 등을 검거했다.

부산 사상구 안모(62)씨도 지난 13일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남자로부터 “당신에게 보낸 신용카드가 반송이 됐다”는 전화를 받은 뒤 7회에 걸쳐 3300만원의 피해를 당했다.

부산체신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한 우체국 예금계좌 지급 정지건수는 지난 2007년 71건에서 2008년 189건, 올해 3월까지 48건에 이른다”며 “개인정보를 묻거나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는 전화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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