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2006년 강행한 핵실험은 플루토늄을 활용한 ‘핵장치(nuclear device) 실험’이라고 규정한다. 아직 비행기나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nuclear weapon) 제조 단계까지 발전했는지는 불확실하다는 의미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보 당국자들이 최근 잇따라 북한의 핵보유설을 제기했지만,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6∼7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영 합참의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에서 “플루토늄 40㎏이면 6∼7개를 제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핵탄두를 소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핵탄두의 무게를 1t 이하 수준으로 소형화해야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2호에 탑재할 수 있지만, 북한의 기술 수준은 탄두 무게가 4∼5t 정도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14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을 선언한 만큼 빠르면 1∼2개월 후에도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의 추가 추출은 가능한 상황이다.
북한은 플루토늄 추출이 아닌 우라늄 농축 방식의 핵개발 기술도 상당 부분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2002년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의혹을 제기했었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15일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이미 파키스탄과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장비를 거래한 흔적이 많다”며 “농축 기술이 상당히 축적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것도 사실상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을 강행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경수로 연료가 저농축우라늄(LEU)인 만큼 표면적으로 경수로를 짓겠다고 해놓고 내부적으로는 HEU를 통한 핵개발 기술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농축우라늄에는 우라늄-235(U-235)가 2∼3% 들어있는 반면,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고농축우라늄에는 U-235가 90% 이상 포함돼 있다. 북한이 다량 보유하고 있는 천연우라늄 덩어리를 기체로 만들어 원심분리기로 돌리면 얼마든지 농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