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다시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7일 "팩트(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막바지 부분"이라고 표현했다. 500만달러의 실소유주가 사실상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로 파악된 만큼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하는 양상이다.
건호씨 “500만달러 모른다”진술 번복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500만달러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당초 진술을 바꿔 이를 일부 인정했다. 홍 기획관은 "건호씨가 500만달러 전체 자금에 대해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며 "건호씨 진술이 일부 번복했다"고 말했다.
건호씨는 오르고스사와 외삼촌 권기문씨의 업체 A사에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엘리쉬 앤 파트너스사의 자금 투자를 결정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투자 전문가는 연철호씨이고, 건호씨는 다른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해 건호씨가 소유주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건호씨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정모씨와 함께 오르고스를 설립한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오르고스사는 2007년 12월 설립됐다. 건호씨는 2007년 12월과 2008년 2월 베트남, 한국 등지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이 경우 건호씨가 박 회장의 500만달러를 투자받는다는 전제 하에 국내에 오르고스를 설립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검찰은 만약 오르고스가 박 회장의 투자를 염두에 두고 설립된 회사라면, 건호씨는 물론 노 전 대통령 부부 역시 재임 중 500만달러의 존재와 성격을 알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은 이 사실을 퇴임 후인 지난해 3월 알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건호씨를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지만 아버지와 동시에 기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건으로 부자(父子)를 동시에 기소한 예는 드물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소환 준비 박차
검찰은 주말을 앞둔 이날 건호씨와 연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다음주 노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주말까지 사실 확인을 마칠 예정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해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할 것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권기석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