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가입 하긴 할 건데…” 시점 네번째 연기하는 정부

“PSI 가입 하긴 할 건데…” 시점 네번째 연기하는 정부

기사승인 2009-04-19 21:00:01
"
[쿠키 정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이 처음으로 개성공단에서 당국자간 접촉을 갖게 됐다. 이번 대화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실마리가 될 지, 파국에 이르는 과정에 불과할 지 주목된다. 정부는 북측의 대화 제의에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발표를 또 다시 연기했다. 일각에선 PSI 참여는 물건너 간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따라서 정부의 PSI 참여 여부와 개성공단의 미래가 이번 대화의 성과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북측의 대화 제의에 따라 김영탁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과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약 10명을 21일 북측에 파견키로 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9일 "정부는 북한 측 제의를 수용, 21일 개성에서 남북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18일 주말로 예정됐던 PSI 전면 참여 발표 시점을 다시 미뤘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 이후(6일), 남북관계의 현안을 고려한 뒤(15일) 발표할 것이라는 이전의 언급까지 포함하면 벌써 세번째 뒤로 미루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부는 PSI 전면 참여 방침 자체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상황이 바뀌어서 약간 시기를 조율하는 것뿐이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북쪽에서 1년 2개월만에 (대화) 접촉 제의를 해왔는데 결과가 어찌됐든 얘기는 한번 들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로서도 상당히 고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 들어 처음 갖기로 한 당국간 대화를 앞두고 공연히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21일 남북 접촉이 끝난 뒤 PSI 전면 참여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날짜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거나 남북관계에 돌발 변수가 생길 경우 PSI 전면 참여 발표 시점은 더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북한이 '선전포고'를 운운하며 반발 강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어 정부가 이미 PSI 참여 발표 시점을 놓친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북한이 21일 남북간 대화 시점에 맞춰 해운합의서 파기와 정전협정 폐기 등 강도높은 압박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극단적인 카드를 들고 나올 경우 정부는 한반도를 전쟁 위기까지 몰고 가면서 PSI에 전면 참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대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는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2005년에 이어 이번에도 PSI 전면 참여가 무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이 어쩌다 이렇게 꼬이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PSI의 본질과 상관없이 논란이 계속 증폭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