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3억원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노 전 대통령측의 기존 해명은 상당 부분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게 됐다. 검찰은 이번 주 후반 노 전 대통령을 소환,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 "권 여사 해명은 거짓"=문제의 3억원은 박 회장이 2006년 8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건넨 돈이다. 검찰은 당초 이 돈이 정씨 개인에게 건네진 돈으로 보고 지난 9일 정씨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이 부분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권 여사는 갑자기 이 3억원과 2007년 6월의 100만달러 모두 자신의 요구로 박 회장 돈을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고, 이런 내용의 의견서도 제출했다. 이런 영향 탓인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3억원은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정씨의 차명계좌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권 여사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다. 정 전 비서관은 서울역에서 1억5000만원이 든 돈가방 2개를 받아 청와대 운전기사를 통해 권 여사에게 전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이후 돈가방을 나른 적이 없다는 운전기사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정씨 지인이 관리하던 계좌에서 이 돈의 행방을 찾았다. 여기에 수차례 다른 인사로부터 받은 '+α'까지 확보했다.
◇거짓 해명, 말 못할 사연 있나=그렇다면 왜 권 여사는 전혀 관련이 없는 돈을 자신이 빌린 것이라고 했을까.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9일 "정씨 혐의를 감경시키기 위한 허위증언"이라며 "외국에선 사법방해죄"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정씨를 단순한 '돈 전달자'로 만들어 보호하려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정씨를 보호해야 하는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검찰은 정씨가 체포된 지난 7일 "저의 집에서 부탁했다"고 밝힌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글이 정씨와 말을 맞추기 위한 메시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정씨는 이후 검찰에서 자신의 진술을 번복했고 노 전 대통령 자신은 100만달러와 3억원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존의 방어 논리가 일정 부분 무너진 만큼 총 600만달러에 대한 노 전 대통령측의 해명 역시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노 전 대통령, 금주 후반 소환될 듯=검찰은 20일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를 재소환하고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모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노 전 대통령측에 소환을 정식으로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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