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이해하게 됐어요” 다문화가정 문화체험행사 성황

“조금 더 이해하게 됐어요” 다문화가정 문화체험행사 성황

기사승인 2009-04-26 17:35:01


[쿠키 사회] 2006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마하노바 아셀(29·여)씨는 26일 아침부터 부지런히 외출 준비를 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 바람마저 쌀쌀했지만 아셀씨는 오전 8시에 아직 돌도 되지 않은 딸을 안고 활기차게 집을 나섰다.

국민일보와 외환은행 나눔재단이 개최한 다문화가정 대상 역사·문화 체험행사에는 아셀씨처럼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과 그들의 가족 242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성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카자흐스탄 출신 여성들이 이룬 가족이 초청됐다.

오전 9시30분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에서부터 시작된 행사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전통 농경문화 전시회 관람에 이은 사물놀이 공연에서 참석자들은 흥겨운 가락에 맞춰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행주산성 앞에서 바베큐 요리로 점심식사를 할 때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수다로 달랬다. 2007년 이종철(36)씨와 결혼한 중국 출신 리신(28·여)씨는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어려운 점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3 땅굴과 도라산 전망대를 찾아 한국의 분단 현실도 체험했다. 북한의 개성이 불과 11㎞ 앞에 있다는 설명에 아이들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북녁땅을 바라봤다. 땅굴을 체험하고 나온 김일정(12)군은 “예전에 북한이 이런 땅굴을 팠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가 다문화 가정의 한국 생활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훈(44)씨와 중국 출신 장염(36·여)씨 부부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며 “아이들이 한국을 보다 친숙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관(37)씨와 베트남 출신 쩐티룽(23·여)씨 부부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아내가 아직 한국 문화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데 오늘 행사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15명도 참석자들을 인솔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내면서도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김민화(32·여)씨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업무가 많다보니 다문화가정 행사를 돕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환하게 웃고 떠드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보면서 되레 내가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뭔데 그래◀ 김연아 연예인급 행보, 문제 없나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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