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통합…‘공룡 공기업’ 탄생

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통합…‘공룡 공기업’ 탄생

기사승인 2009-05-01 17:20:01
[쿠키 경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통합 법안이 30일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자산 105조원이 넘는 ‘공룡 공기업’이 오는 10월 탄생한다. 하지만 부실문제 및 통합공사 이전 등 난제도 많아 통합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특히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이 갈등을 빚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해양부는 1일 권도엽 1차관을 위원장으로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통합공사 설립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위원회는 기능 조정, 조직·재무통합, 사규 제정, 정관 작성 등을 맡게 된다. 또 국토부, 주공, 토공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설립사무국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통합법 제정으로 1993년부터 지속돼온 통합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며 “택지 개발부터 도시까지 고려한 종합 계획 수립이 가능해지고 사업기간 단축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양 공사 통합으로 분양가가 3%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합공사는 자산만 105조원이 넘는 거대 공기업이 된다. 지난해 말 현재 주공 자산은 64조1520억원, 토공 자산은 41조1071억원이다. 따라서 삼성전자(72조5192억원)보다 자산 규모가 커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가 된다.

하지만 부채도 많아 부실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주공 부채는 51조8281억원, 토공은 33조9244억원으로 합치면 85조7525억원이다. 게다가 올 들어 양 기관이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부채가 더 늘고 있는 실정이다.

통합공사 법인을 어디에 두느냐는 것도 문제다. 당초 토공은 전북 전주, 주공은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옮기기로 했다. 이미 두 지자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양 공사 조직원들간 갈등도 정부가 풀어야할 과제다. 토공 노조가 통합을 전격 수용키로 했지만 10여년간 계속된 통합논란으로 빚어진 갈등 관계는 통합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양 공사가 화학적 결합을 하기 위해선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규모가 커진 통합공사의 시장 지배력이 증가하면 민간 기업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독점적 지위를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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