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4·29 재·보선 참패 후 쇄신책을 마련중인 한나라당이 세 갈래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와 친이 직계는 사무총장 이하 당직 개편으로 패배 후유증을 1차 수습하자는 입장인 반면 개혁성향 초선그룹은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까지 담은 전면적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책임론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표의 5일 미국 방문에 대거 동행함으로써 본격적인 세 과시에 나설 예정이다.
인적 쇄신과 관련 당내에서 “심기일전 해야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폭과 방법을 놓고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당 지도부는 일단 사무총장을 포함해 여의도연구소장,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 대변인 등의 주요 당직 교체 카드를 고심중이다. 이와 함께 당정청 관계를 조율할 ‘강한’ 사무총장제 도입, 원외당협위원장 문제를 풀기위한 당헌·당규 개정 등 시스템 분야도 손 볼 예정이다.
6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회동에서도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쇄신 원칙을 확인하는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적 쇄신은 오는 21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당내 소장파들은 4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전면 쇄신론에 불을 당길 예정이다.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 21은 모임 발족이래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 직접 패인인 당내 친이·친박 계파 갈등 문제는 물론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까지 본격적으로 언급할 계획이다.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국민의 눈 높이에 맞는 국정 혁신 대책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영남권 영향력을 재확인한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일단 관망 분위기다. 친박측은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 여부도 “아직 때가 아니다”란 의견이 주류다. 친박측 한 의원은 “오히려 당의 소장파가 들고 일어나 과감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전면 쇄신론에 힘을 실어 줬다.
박 전 대표는 5일부터 측근인 서상기 안홍준 유정복 이계진 유재중 이정현 이진복 이학재 의원 등과 함께 미국 방문길에 나선 뒤 스탠퍼드대 강연 등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11일 귀국한다. 박 전 대표의 미국 방문에 측근 의원들이 대거 동행함에 따라 당내 지형변화를 염두에 둔 몸풀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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