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감염 수녀 “신종플루,독감보다 약했다”

최초 감염 수녀 “신종플루,독감보다 약했다”

기사승인 2009-05-04 15:56:00
[쿠키 사회] 국내 최초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자인 수녀 A씨(51)가 4일 격리 입원 1주일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A씨는 “(신종플루의 증세가) 평소 앓았던 독감보다 약했던 것 같다”며 “국민들이 감기를 우습게 생각하는데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시라”고 말했다.

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발 한국행) 비행기를 처음 탔을 때 목이 붓고 깔깔했지만 열이 거의 없어 피곤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며 “물론 바로 진통제를 먹지 않았다면 어찌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병 자체는 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생명을 새로 얻고 다시 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병에 걸리게 되고,
생명까지 빼앗길수 있다니 마음이 아프고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A씨의 증상이 거의 사라져 전염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의료진이 퇴원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신종플루의 전염성은 질병 시작부터 7일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19일부터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 남부 모렐로스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후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37도가 넘는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였다. A씨는 지난 28일 추정환자로 분류된 뒤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수용돼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다음은 인터뷰 전문

-건강해보이신다.

“괜찮아 졌다.”

-처음엔 어땠나요.

“처음에는 비행기 탔을 때에는 피곤하고 춥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 증세가 전혀 없어졌고 예전처럼 건강해졌다.”

-평소 건강관리.

“기도생활 하니까. 특별히 건강관리 없고 매일 아침 기도하면 체로를 한다. 그거 외는 없다. 건강한 편은 아니었다. 잔병치레는 아니고. 아주 건강한 체질은 아니고 중간정도다.”

-격리치료였다. 기분은.

“제가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데.. 제 기분에 따라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제가 도움을 받았다. 기분은 관계 없잖아요.”

-답답하지 않았나.

”1년에 8일 정도 혼자 끊고 기도만 하는 기간이 있다 그 시간과 같았다. 기도하고 책읽고 밥먹고.. 별 다른게 없었다. 큰 변화는 아니었다.”

-증상, 평소 감기와 어땠나.

“감기보단 약했다. 독감을 앓아봤는데. 크게 심하진 않았고.. 첨에 올때 힘들어서 진통제를 먹었는데 가라앉았다. 국민들이 감기를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다. 감기 걸리면 빨리 병원가시면 좋을듯. 병은 약한 거 같다.”

-통증은.

“거의 없었다. 목만 깔깔하고 붓고 좀 불편했다. 열도 거의 없었고. 첨 비행기 안에서만 피곤하니까 그랬나보다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병은 아니었는데.. 대응하지 않았다면 어찌됐을지는 모르겠다.”

-해외 환자가 많아서 우려가 많았다. 불안하진 않았나.

”저흰 수도자다. 봉헌하고 사니까 하느님께 나의 존재를 드렸으니 나를 다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봉헌했기 때문에 더 생각은 안들었다. 다시 살았다고 생각하고 살아야겠다. 두려움 없었다.”

-입국 뒤 가택 격리는.

“수녀님들은 알았고 저는 몰랐다. 멕시코에서 병이 있었던 것도 몰랐다. 제가 기침하니까.. 수녀들이 못나오게 하고 밥을 주었다. 개인 방에서. 평소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행기 안에서는.

“다들 잤다. 저는 처음에만 좀 불편하더라. 다른 사람들과 접촉한 경우는 없다. 근데 한 분이 발생했다니 죄송하다.”

-확산됐는데.

“마음이 아프다.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아프고 생명까지 앗아갈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들었다. 인터넷도 좀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우려되는 것?

“없다.”

-첫 사례라 관심이 많은데. 공개 꺼리신 이유?

“수도자들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다 숨어서 하는 일이 본분이다.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

-멕시코에서 어떤 일?

“수녀님이 다섯 분 나가 있다. 현재는 두 사람이 일단 들어와 있다. 그 지역이 매우 가난한 사람들이다. 영구임대 아파트처럼 매우 열악한 사람들 초등학교도 안나온 분들.. 부모님들이 글을 모르니까.. 멕시코 글을 가르쳐주거나 가게 가면 팔고 남은 과일 얻어다 나눠주고.. 저희가 지역에서 많이 도와주는데.. 저희 수녀님들이 우유도 대주고.. 씻겨주고. 지역봉사활동이다. 돌아가면서 1년에 한 번정도 방문한다.”

-격리치료 의미.. 기분이 굉장히 다를 거 같은데.. 별다를게 없었나.

“전혀 없을 순 없다. 얼떨떨했다. 비행기 여독도 안풀렸고.”

-걱정되는 게 없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활동 계획.

“괜찮죠. 그렇게 믿는다.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는데 염려 덕분에 감사히 나았다. 국가가 있다는 것이. 나라가 잘사는 것이 이렇게 든든하다는 느낌이 들 수가 없다. 김연아 선수라든지 볼때마다 국위선양 할 수 있다는 데 감사. 의료진도 세계적이고.”

-하시고 싶은 말씀?

“(언론에 대해)진정을 하셔야 한다. 큰 일입니다만 생명이 왔다갔다하니까. 커질 수 있다. 기사화될 때 가운데만 끊으면 오해할 수 있다. 다 치료된 시기에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와서. 크게 보도돼서 당혹스러웠다. 그런 것들 때문에 기사가 중요한데 많은 분들이 몰려왔대서 어떻게 기사화될까 두려웠다.”

-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또 와야죠. 보건소에 알리고. 생명이 소중하니까. 저도 잘못되면 또 와야죠.”

-퇴원하시면 수녀원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처음 며칠은 집에 있다가 언론 조용해지면 활동 재개하겠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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