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부실채권 위험성 논란

시중은행 부실채권 위험성 논란

기사승인 2009-05-06 16:44:01

[쿠키 경제]“고비는 넘겼다.” “아직 시기상조다.”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은행 부실채권이 감내할만한 수준인지 아니면 새로운 위험을 예고하는 불길한 신호인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부실채권 비율 상승으로 인한 충당금 증가와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한국 시중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6억달러에 불과하다”며 “시중은행들이 최악의 시기를 넘겼다고 한국 금융당국은 생각하지만 이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FT는 한국 정부가 자본 확충과 대출 보증 등으로 은행들을 돕고 있지만 이는 경영이 악화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대가로 얻어진 것이라며 부실채권 증가로 한국은행들의 충당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은행들의 올 1분기말 부실채권 비율이 1.47%로 지난해 말보다 0.33%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2008년 상반기까지 0.7% 내외 수준에 머물렀던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이 2008년말에는 1.2%로 높아졌다”며 “부실여신 발생에 대한 은행의 손실 감내능력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07년말 187.7%에서 2008년말 140.4%로 크게 하락했다”며 “개별 은행별로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대체로 하락하고 있어 은행의 충격대응능력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그러나 부실채권 비율 상승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중소기업여신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증가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1분기 중 신규발생 부실규모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해 고비는 넘겼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부실채권비율은 선진국의 절반수준”이라며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으로 40조원을 적립해둔 상태여서 정부나 은행이 생각하는 것보다 부실채권이 더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연체율이 하락하고 있어 더이상 외부 충격이 없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위기를 완전히 탈출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더이상 외부 충격이 없으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임원도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연체율이 급등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실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위험상황이었으나 고비는 넘겼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황일송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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