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에서 디자인의 전진기지로…美 뉴욕 브루클린의 변신

뒷골목에서 디자인의 전진기지로…美 뉴욕 브루클린의 변신

기사승인 2009-05-08 17:35:00


[쿠키 지구촌] 플라스틱 폴더와 싸구려 재킷, 통조림 따위를 만드는 공장 건물.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연기와 거리의 건달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 집약된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이미지다.

90년대 들어 브루클린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조업 쇠퇴로 공장 파산이 늘어나자 가난한 화가와 조각가들이 하나둘씩 빈 건물에 모여들었다.

예술가들이 모이자 소호에서와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부유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한 것. 95년 7월24일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루클린 덤보 지역에서 예술가들과 집주인 사이의 알력은 종종 기물파괴와 폭력으로 얼룩졌다.

그리고 14년. 브루클린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미국이 최악의 경제위기에 휘청이는 2009년 브루클린은 최신 디자인의 전진기지로 대변신에 성공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몰려들고 이들을 따라 공방과 갤러리, 아트숍이 생겨나면서 세계 디자인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브루클린의 성공에는 지역정부의 현명한 선택이 있었다. 공장 주인들이 예술가들을 몰아내고 고급 맨션을 지으려 했을 때 정부는 예술가들을 보호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들은 무너져가는 빈 목재소와 주물 공장을 부수는 대신 가구와 액세서리, 조명을 만드는 공방으로 적극 개발했다.

무엇보다 디자인 전시축제 ‘브루클린 디자인(Bklyn Design)’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03년 소규모 관제 행사로 시작된 이 전시회는 최근 2∼3년간 기발한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으며 세계적 이벤트가 됐다.

신예 디자이너 제이슨 밀러의 사슴뿔 조명과 파이엇 하우텐보스의 수류탄 모양의 등잔은 그렇게 세계적 아이콘이 됐다. 현재 파크스로프와 캐롤가든 사이의 옛 통조림 공장에는 200명의 디자이너와 조명 전문가들이 입주해있다. 레드후크의 낡은 주물공장과 인근 6개의 공장건물은 아예 가구 디자이너들의 타운이 됐다. 브루클린 전역의 갤러리와 공방을 세면 100개를 훌쩍 넘는다.

가구 스튜디오 시티 조이너리의 조나 주터먼은 7일 뉴욕타임스에 “이 문화의 일부가 되려는 창의적 젊은이들의 열정이 10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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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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