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양천구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신월동을 ‘신목동’으로 개명하는 사업을 추진하자 목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관악구는 지난해 8월 신림6동과 신림10동을 합쳐 삼성동으로 바꿀 때 강남구측이 “강남구 삼성동과 이름이 같다”며 소송을 제기해 법적분쟁을 겪었었다. 이번에는 같은 구 안에서 아파트 값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복선을 깔고 갈등이 시작됐다.
양천구는 지난해 12월 신월동을 ‘신목동’으로 바꾸는 조례 개정안을 구의회에 냈다. ‘잘 나가는’ 목동의 후광 효과를 이용해 신월동의 낙후된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신월동 주민 70% 이상이 찬성했고 지난 2월 공청회도 마쳤다.
하지만 순탄할 것 같았던 개명 작업은 목동 주민들이 “신월동이 목동의 ‘이름값’을 이용하려 한다”고 반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목동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관계자는 10일 “동 이름에는 역사적 유래와 전통이 있는데 ‘신(新)’자만 붙여 목동이라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이름을 바꾸려는 의도가 부동산값 때문이라면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목동 주민들은 신월동의 동 이름 변경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목동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측은 “현재 1만5000가구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양천구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양천구 관계자는 “동 명칭이 바뀌는 해당 지역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 다른 지역에서 명칭을 못 바꾸게 하니 안타깝다”며 “주민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추진하던 사업이 자칫 감정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체들은 같은 단지, 같은 평수의 아파트라도 목동이냐 아니냐에 따라 5000만∼1억원 차이가 나는 점을 들어 갈등의 핵심이 집값이라고 입을 모았다. 목동의 한 부동산 업체 대표는 “목동에는 비싼 아파트가 몰려 있어 신월동이 목동으로 편입된다면 자산 가치가 올라간다”며 “목동 주민들은 신월동과 얽히는 것에 당연히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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