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되면서 검찰 수사도 이곳에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자금 흐름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천 회장의 증여세 포탈 혐의를 파악했다.
여기에는 박 전 회장이 깊이 개입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의 사업을 도와준 차원을 넘어 수년전부터 세금 포탈, 경영권 승계까지 관여했으며 이것이 지난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회장, 수년전부터 경영권 승계 도움=검찰은 이미 천 회장의 장남 세전씨가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매매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개입한 것을 확인했다. 시기는 2007년 이전으로 파악됐다. 몇 년 전부터 천 회장의 세중나모여행 지분이 세전씨에게 넘어갔는데 여기에 박 전 회장의 돈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초 박 전 회장과 천 회장이 연관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에 수사를 집중했다. 그러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돈이 다른 사람 명의를 통해 세중나모여행 주식 매입에 투자된 사실을 확인했다.
천 회장이 아들에게 직접 주식을 넘기지 않고 박 전 회장에게 비싸게 사도록한 뒤 다시 아들에게 싼 값에 되팔게 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증여세 포탈 혐의가 성립된다. 세전씨는 2007년 세중나모여행 주식 52만9000여주를 팔아 55억1000여만원을 챙겼다. 지난해에는 다시 40만5000여주를 15억3000여만원에 사들여 실질적으로 4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검찰은 변칙 주식거래를 통해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포탈을 도왔고 이것이 천 회장이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시도한 이유라고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1일 박 전 회장의 자금 흐름을 보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증여세 포탈 혐의도 수사하는 것”이라며 “모두 박 전 회장의 자금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조세포탈 도움이 천 회장의 로비 원인=검찰은 또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도움을 얻은 대가로 지난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무마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동시에 로비의 성패와 상관없이 부탁만 해도 알선수재가 성립하는 만큼 구두 청탁이나 약속이 있었는지를 밝히는데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한 전 청장의 진술이 진실 규명을 위한 열쇠가 될 수 밖에 없다. 홍 기획관은 한 전 청장에 대해 “아직까지는 참고인 자격”이라고 말해 곧 피의자 신분으로도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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