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내년부터 문을 여는 서울 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율고)의 수업료는 해당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자율고 수업료에는 법정 상한선이 없는 상황이어서 값비싼 학비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귀족학교'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지역 자율고의 수업료 규모를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처럼 학교장이 정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율고 운영 계획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자율고를 포함하는 자율학교의 수업료 관련 규정에 따라 결정권을 학교장에게 넘겨줬다. 서울시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사립학교 중 특목고나 특성화고를 비롯해 자율학교의 수업료, 입학금은 해당 학교 실정에 맞춰 학교장이 정하도록 돼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안에 전국적으로 자율고 30곳을 지정하고 2012년까지 모두 100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같은 특목고가 일반 공립고(145만원)의 3배 안팎에서 수업료를 받고 있다"며 "자율고도 이러한 관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법령상 자율고 납입금 규모에는 제한이 없지만 학부모 부담 등을 고려해 기존 특목고 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율고의 특성을 고려할 때 특목고의 예를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교육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다양한 재정 지원이 이뤄지는 특목고와 달리 자율고는 재단 전입금과 학생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공립고의 3배 이상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전교조 서울지부 등 교육·시민단체는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율고 설립과 학교 선택제 시행을 막기 위해 공동 행동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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