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40만달러의 성격을 둘러싸고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얼핏 보면 진실게임 양상처럼 보이지만 권양숙 여사의 해명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노 전 대통령 측은 40만달러가 100만달러의 일부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 문재인 변호사는 13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100만달러를 전액 국내에서 전달한 것처럼 진술해 권 여사가 미국에 있는 자녀에게 돈을 송금했다는 점을 먼저 말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2007년 9월 계좌이체 형식으로 송금된 40만달러는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라는 자금원이 분명히 밝혀져 100만달러와 별개의 돈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또 최근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자료를 통해 2007년 5∼7월 미국에 있는 건호씨가 10만달러씩 2차례, 정연씨가 10만달러씩 2차례 등 모두 40만달러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정연씨는 그해 5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부동산 업자에게 권 여사로부터 받은 10만달러 중 5만달러를 가계약금으로 부동산업자에게 전달했다. 9월 건너간 40만달러를 더하면 계약금은 모두 45만달러다. 160만달러 짜리 집을 사려면 115만달러가 더 필요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이 집은 사실 건호씨를 위한 집이었으며, 건호씨가 복직한 뒤 모기지론으로 나머지를 갚도록 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 당사자는 정연씨였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연씨가 나머지 115만달러에 대해) 어머니의 역할을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이 40만달러가 100만달러의 일부라는 주장은 노 전 대통령 측이 지난 주말 검찰에 보내온 100만달러의 사용처 내역이 거짓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100만달러 중 40만달러는 건호씨와 정연씨에게 송금했고, 30만달러 가량은 이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 5만∼10만달러씩 줬으며 나머지 30만달러의 사용처는 밝힐 수 없다고 검찰에 알려왔다. 그러나 정연씨는 검찰에서 40만달러는 자신이 권 여사에게 직접 계좌번호를 적어주고 받은 돈이었다고 진술했다.
권 여사는 또 박 전 회장에게 회갑선물로 받은 1억원대 명품시계 2개를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 인근 논두렁에 버렸다고 검찰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시계는 버렸지만 어디에 버렸는지는 집에 물어보겠다"라고 진술했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의 이같은 해명도 말 바꾸기 아니냐는 의심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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