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 발굴지휘관인 제이 실버스틴(47)씨는 19일 전사자 유해발굴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14일부터 한달 일정으로 국방부 유해발굴단과 함께 강원도 화천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6·25전쟁시 사망 미군 유해발굴작업의 감식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한·미의 미군 유해발굴 공동작업은 2006년 시작됐지만 이번 작업은 지난해 8월 양국이 전사자 유해발굴협력양해각서(MOU)를 맺고 전면적인 협력을 하기로 한 뒤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화천지역 발굴현장에서는 손가락의 일부로 보이는 뼛조각과 반이 부러진 파커 만년필, 군복단추 등이 발견됐다.
법의학 및 인류학 박사인 실버스틴씨가 한국에서 유해발굴작업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그는 2005년 북한 유해발굴작업에도 참여했었다.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지역 유해발굴이 중단된 것이 아쉽다”며 “함께 일한 북한 사람들은 합리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북한에서 발견한 미군 유해의 낡은 셔츠에는 럭키 스트라이크 담뱃갑 자국과 신문조각이 남아 있었고 바지 주머니에는 지갑이 들어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살아남은 군인들은 전장에 두고 온 동료들을 잊지 못한다.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다. 실버스틴 박사는 “지난해 베트남에서는 조카를 월남전에서 잃은 노인이 발굴작업에 참여하기도 했고 호주에서는 팔순 노인이 공군조종사였던 동생의 시신을 찾기 위해 동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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