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원내대표에 화합보다는 돌파형 뽑았다

한나라, 원내대표에 화합보다는 돌파형 뽑았다

기사승인 2009-05-21 2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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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한나라당 의원들은 '돌파형' 후보를 선택했다. 특히 당 주류 세력인 친이계는 다가온 6월 입법전쟁 승리를 위해 강한 원내대표론에 표를 몰아줬다. 이로써 4·29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자성론과 함께 들끓었던 화합과 쇄신 요구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며 계파전 양상으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막판 친이 표 결집=친이계 안상수 의원이 1차 투표에서 얻은 표는 73표. 또다른 친이계 후보인 정의화 의원(39표)보다 배 가까운 표를 얻었다. 1차 투표에서 정 의원을 지지했던 표의 절반 이상이 결선투표에서 안 의원을 지지했다. 친이계 표가 확실하게 안 의원에게 몰린 것이다. 영남권 한 친이계 의원은 21일 "막판 '보이지 않는 손' 논란 등이 일면서 친박 진영에 대한 견제심리가 커진 게 친이계 표 재결집을 불렀다"고 해석했다. 특히 중도와 친박 조합인 '황우여-최경환'조가 당선됐을 경우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친이계 전체가 무장해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표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 물밑에서 조직적으로 '표 단속'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 초선 의원은 "친이 표 단속 정말 철저히 한 것 같다"며 "전재희 장관이 투표하러 올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중립 성향 의원 일부도 강성 민주당 원내대표를 상대하기 위해선 주류 강경파인 안 의원을 내세워야 한다는 논리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화합'을 내건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도 있다. '황-최' 카드를 화합책으로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것이 진정한 화합책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정 의원의 경우는 당직 경험이 적다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계파 내 역학구도 변화 오나=친이계는 이번 선거를 통해 당내 최대 세력임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확인시켰다. '사분오열됐다' '당내 친박, 비친박만 있을 뿐 친이는 없다'는 다양한 분석 속에서 친이계를 다시 원내대표에 앉힘으로써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친이계 결집보다 친이계 내부 역학관계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친이계 결집을 주도한 세력이 이재오계와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 그룹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이상득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일자 공개적으로 중립을 표방해 왔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무게 중심이 이상득 의원측에서 이재오계와 소장파 그룹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였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 진영은 10월 재·보선 또는 지방선거 이전까지는 현재까지의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측이 제안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을 거부함에 따라 여권 내부에서 '국정 운영의 방관자'라는 비판도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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