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제가 무너진다…1분기 제조업 ‘최악’

지방경제가 무너진다…1분기 제조업 ‘최악’

기사승인 2009-05-22 16:52:01


[쿠키 경제] 경북 구미공단내 수출 1위 기업으로 세계적 명성을 떨친 대우일렉트로닉스 구미공장이 지난 3월 채권단의 공장 폐쇄 결정에 따라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구미공장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물량이 월 15만대에서 5만대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 3월 초에는 수주 물량이 아예 없어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결국 371명의 임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됐다.

기어변속기 부품을 생산해 현대차·기아차에 납품하는 부산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내 A 부품업체는 올들어 물량이 크게 줄면서 3개 생산라인중 1개를 줄이고 직원들도 10% 감원했다. 회사 대표 이모(50)씨는 “외환위기이후 최악의 경기”라며 “인근 대우차와 쌍용차 부품업체 등도 60% 이상 생산량을 줄이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 경제가 끝없이 무너지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1분기 지방 제조업 생산이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소비와 고용도 크게 악화됐다. 수도권은 그나마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은 실물경기와 각종 경제 지표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지방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12.0%보다 감소 폭이 커진 것으로 통계가 작성된 1985년 이후 최악이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중 자동차, 1차 금속 등 주력업종의 부진으로 제조업 생산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지방의 어음부도율은 0.13%로 서울의 0.02%의 6.5배에 달했다. 특히 광주가 0.38%로 지방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실제로 광주지역 제조업체 30% 이상이 몰려있는 하남산단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전체 930여개 입주업체 가운데 12개 업체가 부도로 쓰러지거나 조업을 중단했다. 부도업체수(당좌거래정지업체 기준)도 서울은 92개에서 84개로 8개 감소한 반면, 지방은 131개에서 135개로 4개 증가했다. 수출도 자동차, 석유제품, 무선통신 기기 등 주요 업종 부진으로 전년동기 대비 25.3% 급감해 지난해 4분기의 -10.9%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지방의 소비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 대형소매점 판매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3.8% 감소했다. 승용차 신규 등록 감소율도 -13.7%에서 -18.6%로 확대됐다. 고용사정도 크게 악화돼 지방의 취업자 수가 1분기에 4만5000명이 줄면서 실업률(3.6%)은 2005년 1분기(3.9%)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지방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경기 침체기에 지방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사회2부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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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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