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상화에 담긴 이미지는 어떤 모습일까.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초상화 2점을 그리게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일부 분향소에 걸린 영정은 이종구(54·중앙대 교수) 화백이 그린 초상화의 복제 사진이다. 이 화백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2007년 4월, 청와대 세종실에 역대 대통령 초상화와 함께 영구 전시될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 주문을 받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화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농촌 출신으로 농민의 얼굴을 그린 분이라 초상화를 부탁하고 싶었다”며 “제 초상에도 농촌에서 산 사람의 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정부미 부대에 농부 얼굴을 주로 그려 온 이 화백은 “8개월 동안 고민한 끝에 소탈하면서도 젊은 모습으로 캔버스에 초상화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25일 봉화마을에 조문을 다녀왔다는 이 화백은 “지도자 이미지보다는 서민적인 포즈로 잘 그려달라고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어두운 밤길을 비춰주던 별이 떨어진 느낌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증오하고 미워했던 사람들도 소박하게 살고 싶었던 고인의 진정성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호석(52)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도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렸다. 김 교수는 2007년 봄 청와대에 걸 초상화 제작을 의뢰받고 두 차례 만난 뒤 전통 어진 제작기법으로 쪽색 두루마기를 입고 넉넉하면서도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초상화를 제작했다.
김 교수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시골사람에 맞는 초상화를 그려달라’ ‘깨끗한 상(相)보다 못난 얼굴이지만 신념을 갖고 밀어붙이는 모습으로 그려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초상화는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와 형식이나 크기가 달라 걸리지 못하고 결국 봉하마을 사저로 옮겨졌다. 김 교수는 “초상화 제작을 계기로 처음 만나면서 직관이 뛰어나고 신념이 강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역사 속에서 올바르게 살려고 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