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성사된 한나라당 조문

가까스로 성사된 한나라당 조문

기사승인 2009-05-26 17:27:00


[쿠키 정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26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공식 조문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지난 23일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을 찾았으나 분향소가 마련되지 않아 조문하지 못했다. 25일에는 호주에서 급거 귀국한 박 대표 등이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았으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박 대표와 안 원내대표는 두차례, 정몽준 박재순 최고위원은 세차례 시도 끝에 서울에서 헌화와 분향을 마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방명록에 “국민의 가슴속에 庶民(서민) 대통령으로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라고 썼다. 문희상 국회부의장과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장례준비위원들이 한나라당 지도부를 맞이했다. 조문을 마친 박 대표는 “매우 애통하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모든 정치 일정을 유보한데 대해서도 “지금은 애도하는 기간”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장례기간 동안 근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전날 조문을 거부당한데 대해 “다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가지 감회가 있지만, 오늘 여기서 조문했기에 별다른 말을 할 게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슬픔은 나눌수록 가벼워진다고 했다”면서 봉화마을 조문을 강행했지만 마을 입구에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조의만 표한 뒤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봉하마을 조문이 여의치 않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착잡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예약했던 김해공항행 비행기표도 줄줄이 취소됐다. 한 중진 의원은 “망자 앞에서는 아무리 원한이 있더라도 치유하면서 가야하는데, 편가르기식 선별 조문 기운이 계속 펼쳐진다”면서 “그건 국민들에게 잔인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공식 애도기간 만이라도 정치 생각을 잊었으면 하는데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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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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