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관 왜 말바꿨을까… 경호팀 조직적 은폐?

경호관 왜 말바꿨을까… 경호팀 조직적 은폐?

기사승인 2009-05-27 23: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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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서거 직전 혼자 있었다는 경찰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경호관 왜 말 바꿨나=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 함께 봉화산 등산에 나섰던 이모 경호관은 경찰 조사 때마다 오락가락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경호관의 진술은 "투신 때까지 함께 있었다"→"정토원에 와보니 사라졌다"→"등산객을 저지하고 와 보니 사라졌다"→"대통령 심부름 다녀온 사이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 등 계속 변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진술을 계속 번복한 것은 경호 실패에 대한 문책에 대한 두려움과 자책감을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경호관은 10년 넘게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마지막까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의식해 상황을 왜곡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호관 외에 경호팀도 이같은 상황을 알고도 이를 숨겼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인 24일 정토원 선진규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토원에 들른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경호팀 일부도 이 경호관이 거짓 진술한 것을 알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집단적 은폐 시도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는 의문들=우선 경찰이 지난 25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경호관을 대동한 현장검증을 장례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힌 점이 의문이다. 유서 발견에 따라 '자살'로 결론을 내리고도 굳이 일주일씩이나 끌며 현장검증 등을 미룬 것은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베테랑 경호관이 경호 수칙을 어겼다는 점 역시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경호 관계자들은 "경호 대상을 시야에서 벗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게 가장 기본적인 경호수칙이며 대통령이 뭔가를 지시하면 자신은 대통령의 곁을 지키고 무전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요인 경호의 상식"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이 경호관이 투신한 노 전 대통령을 사고현장에서 업고 내려왔다는 점 역시 응급조치 요령을 알고 있는 대통령 경호관의 대응으로 보기 힘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노 전 대통령의 정확한 투신 시간과 사망 시점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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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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