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문화유적지는 ‘온통 공사판’

서울 도심 문화유적지는 ‘온통 공사판’

기사승인 2009-05-28 19:40:01

[쿠키 문화] 서울 도심의 주요 문화유적공간은 지금 공사 중이다. 창경궁을 출발해 창덕궁∼인사동∼광화문∼세종로∼서울시청을 거쳐 서울역사에 이르는 유적지는 복원 공사 때문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거나 주변이 각종 공사로 파헤쳐져 관람객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은 볼거리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8일 확인한 창경궁 홍화문(보물 제384호)은 단청 작업과 지붕 기와 고르기 공사로 목판과 철골이 둘러쳐져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관리소 측은 “9월17일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며 “궁궐 관람은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김양신(53·서울 자양동)씨는 “모처럼 궁궐 관람을 왔는데 정문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돈화문(보물 제383호)에서 오른쪽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돌담 옆 도로는 하수정비 공사가 한창이다. 관람객들은 공사가 끝나는 8월 말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화랑과 전통 찻집 등이 밀집해 있는 인사동도 11월11일까지 전통문화거리조성 공사 때문에 차량이 전면 통제되는 등 행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문화광장 공사가 한창인 세종로는 물론이고 이 일대 문화재도 온통 공사 중이다. 경복궁(사적 제117) 정문인 광화문은 올 연말까지 복원 공사를 하고, 교보문고 옆 비각도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청사(등록문화재 52호)는 2011년, 숭례문(국보 1호)은 2012년에야 제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역사(사적 제284호)는 리노베이션 공사를 연말까지 한다.

이처럼 공사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서울역사) 문화재청(창경궁·광화문·숭례문) 서울시(세종로·서울시청사) 종로구청(인사동) 등 관리주체가 제각각이어서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차적으로 공사 기간을 조율, 관광객을 배려해야 하는데도 동시다발로 실시해 시민 불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볼멘 소리를 사는 문화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광화문∼경복궁∼인사동∼청계광장∼덕수궁∼서울역∼창덕궁∼대학로∼창경궁 등 코스로 이어지는 ‘서울시티투어’를 신청한 외국 관광객들의 불만이 많다. 최근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한 일본인 구와타 게이코씨는 “서울의 문화명소를 구경하기 위해 투어버스를 탔는데 가는 곳마다 가림막이 설치돼 있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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