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ASEAN)의 대화 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1일 제주도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막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들은 2일까지 열리는 특별 정상회의에서 포괄적 협력 관계 발전 방안과 국제 금융위기, 기후변화 등 글로벌 과제들을 논의한다. 특히 2차 핵실험 등 북한의 잇단 도발 행위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입장 표명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李,3대 협력 방안 제안=이 대통령은 31일 아세안 정상들과 주요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최고경영자 정상회의(CEO Summit)' 기조 연설에서 무역·투자, 문화·관광 교류, 녹색 성장 분야 등에서의 한·아세안 3대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20년 전 82억달러에 불과했던 양측 교역 규모가 지난해 902억달러로 11배 늘어났다"며 "이를 발판으로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영역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자유롭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상품 서비스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화·관광 및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2015년까지 7000여명의 아세안 연수생을 초청하고, 1만여명의 해외봉사단을 아세안 지역에 파견하겠다고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아세안 의장국인 아피시트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태국의 국책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아피시트 총리는 적극 검토해나가겠다고 답했다. 특히 아피시트 총리가 "북핵 문제를 곧 열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아세안 차원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CEO들,공동 번영 역설=CEO 서밋 참석자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양측 CEO들이 대거 한 자리에 모여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긴 처음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면서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은 두 지역 간 번영의 청사진을 그리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아시아가 현재의 난국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는 경제 통합"이라며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고 물적 자본 및 기술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아시아는 거대 인구를 기반으로 한 실질 수요를 보유하고 있고 잠재력 역시 크다"고 평가했다. 빈센트 쳉 HSBC 아시아지역 회장은 "금융 위기가 아시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재조정 추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겔 바렐라 필리핀상의 회장은 "IT 및 하드웨어 성능 부문의 한국의 리더십과 아세안의 인적 자원이 합쳐지면 태평양 시대의 경제를 주도해나갈 한국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CEO들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각국 정상들과 개별 간담회을 마련하고 현지 진출 과정에서의 애로 및 건의 사항을 전했다.
서귀포=김영석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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